시프가 죽은 뒤 바뀐 나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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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눈물만이 새어나올 뿐이었다. 왜 네가 죽어야  했는지, 왜 나 혼자만 살아남아야 했는지, 도대체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전부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이제, 그만 살고 싶다."

모든 것을 잃은 공허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는 너를, 나는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네게 추억을 하나 더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네가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 나마저 무너질 것만 같았다.

너의 꿈을 꾸고 싶었다. 그러나 언제나 꿈에서 만나는 것들은 내가 다신 가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너를 보고 싶었다. 네 목소리를, 웃는 얼굴을, 따뜻한 체온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나는 네 사진을 내 앞에 두고, 작고 낮은 목소리로 "미안해.", 라고 말해준다.

마치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처럼 현실감이 없는 느낌이었다.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것인지, 진짜 꿈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는 감각에 나는 또다시 공허함을 눈물로 흘려보냈다.
에스가 죽은 뒤 바뀐 나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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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시신을 품에 안았다. 내 체온이 네게 옮겨가기를, 다시 체온이 비슷해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나는 네 심장이 다시 뛸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은 헛된 소망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내가 죽어도, 네가 잘 살 수 있을까." 라며 울면서 말하던 너를 나는 절대 잊지 못하겠지. 그래도 네가 걱정하는 건 원하지 않으니까 네 몫만큼 열심히 살아볼까. 그러다가 나중에 다시 만나면 수고했다고 한마디 해주면 돼.

너의 꿈을 꾸고 싶었다. 그러나 언제나 꿈에서 만나는 것들은 내가 다신 가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너를 보고 싶었다. 네 목소리를, 웃는 얼굴을, 따뜻한 체온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나는 네 사진을 내 앞에 두고, 작고 낮은 목소리로 "내가 죽었어도 너는 이렇게나 힘들어 했을까.", 라고 말해준다.

웃으면서 죽어서 다행이다, 울지 않아서, 마지막으로 본 표정이 웃는 표정이라 다행이다, 라며 나 자신을 세뇌시키기엔 너무나 커다란 슬픔이었다. 그러나 죽은 사람이 내가 아니라 너라서, 네가 고통스러워 할 일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신지아가 죽은 뒤 바뀐 나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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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알이 훑고 지나간 건 복부였는데, 어째서 피는 입에서 새어나오는걸까, 왜 눈이 붉어지는걸까. 왜 착했던 네가 죽어야만 했을까,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 어째서 아무도 죽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인가.

  "...내가 죽어도, 네가 잘 살 수 있을까." 라며 울면서 말하던 너를 나는 절대 잊지 못하겠지. 그래도 네가 걱정하는 건 원하지 않으니까 네 몫만큼 열심히 살아볼까. 그러다가 나중에 다시 만나면 수고했다고 한마디 해주면 돼.

너의 꿈을 꾸고 싶었다. 그러나 언제나 꿈에서 만나는 것들은 내가 다신 가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너를 보고 싶었다. 네 목소리를, 웃는 얼굴을, 따뜻한 체온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나는 네 사진을 내 앞에 두고, 작고 낮은 목소리로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냥, 악몽으로 치부하고 넘겨버리게.", 라고 말해준다.

네 사진을 다시 책상 위에 올려둔다. 네그 언제나 옆에서 나를 응원하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까 힘든 내색은 앞으로 하지 않아야지, 네가 보고 있을 테니까. 옅게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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