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다양한 종족들과 함께 살아가던 이곳, 지구. 생김새도, 특성도 제각기 다른 우리 사이에는 당연하다는듯이 편견과 차별이 공존해왔습니다. 늘 웃는 얼굴 사이에 은은하게 서린 불쾌한 감정들. 비록 하루간의 짧은 축제지만, 적어도오늘만큼은 그 불쾌한 감정 없이, 서로 화합하며 진실된 웃음을 지어보는것은 어떨까요? From.
어느날 당신에게 도착한 보낸 사람 없는 수상하기 짝이 없는 초대장. 마침 축제 장소도 현 위치에서 꽤 가까운데... 한 번...참여해볼까?
초대장의 작은 약도를 따라 도착한 콘크리트 건물. 의외로 초대장을 받고 도착한 인원이 많아 복작복작한 것이 꽤 재미있어보인다. 앗, 저기서는 이벤트로 게임까지 진행하잖아? 일단 참여 명단에 이름부터 올리자!
어라, 정말로 게임에서 1등을 해버렸다!! 즐거운 마음으로 단상에 올라가 받은 상품은 바로...맛있는 간식!! 당신의 입 안을 달콤하게 어라. 왠지 맞으면 건강해질 것만 같은 주사기이다. 설명은 비타민 주사라는데... 보통 이런걸 상품으로 주던가? 영 불안하게 생긴것이 받기 거북하다.
역시, 각오가 어중간해서 그런가 우승까지는 하지 못했다. 그래도 즐거웠다며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주던 게임 파트너를 뒤로한 채로 어느덧 끝나가는 축제를 즐기는 [USER]. 일정대로 진행되는 구구절절한 개최자의 폐막식 인사에 잠이 오려는 참이,
어라?
무슨, 갑자기 깜깜해졌... ...정전?
뜬금없이 상품으로 비타민 주사라니. 건강을 챙기라는 의미라기엔 간식으로 챙겨준 사탕들과 영 대조되는 물건이다. 의뭉스러운 마음과 함께 시작되는 파티의 폐회식. 지루하고 형식적인 개최자의 인삿말과 함께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진다. ...어라? 정전?
비타민 주사라니, 아무리봐도 너무 뜬금없고 수상하잖아! 잘못맞았다가 마약이라던가, 그런거면 어떡하려고? 당신은 상품으로 받은 사탕을 입안에서 데굴데굴 굴리며 생각했다. 입 안이 달아서 그런지 지루할지도 모르는 주최자의 인삿말까지 즐겁게 느껴지는 폐회식. 다시 한번 손을 바스락거리며 사탕 껍질을 까는 사이, 갑자기 어두워지는 시야.
불안함 속에 커져만가는 웅성거림과 서로를 가리는 암흑속에 점점 짓눌리는 [USER]. 부디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기를 빌며 하나, 둘, 셋. 꾹 감은 눈꺼풀 위로 어느샌가 빛이 새어 들어온다. 어라, 불이 켜졌다! 불이 켜졌다. 그런데...
원래 이곳의 조명이 이렇게 붉었던가?
어라, 정전 치고는 길지 않은 어둠에 어리둥절하며 두리번 거리는 [USER]. 뭐야, 괜히 쫄았네. 다행히 그 어둠 속에서 그리 큰 사고는 없었던건지 모두 괜찮은 모양새이다. 하긴, 사고가 일어나기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니 그럴만도. 생각을 끝내기가 무섭게 옆에서 들려오는 우당탕탕 소리. 아까까진 다 괜찮아 보였는데. 왜, 왜 저기 저사람은. 피눈물을 쏟아내며 쓰러져있는거지?
주사를 맞자 왠지 머리가 핑 도는 기분이다. 젠장, 어쩐지 불안하더라니. 주사를 맞으면 안되는거였나... 점점 기울여지는 시야가 바닥과 맞닿음과 동시에 정신을 잃은 [USER]. 어째서인지 다시 눈을 떴을 때 보인 풍경은 천국이나 지옥 따위가 아닌 숨소리 하나 느껴지지 않는 침묵에 휩싸인 파티장이었다. 다들 기절이라도 한걸까, 바닥에 짙게 깔린 안개가 일렁이는 사이로 보이는 고요한 뒤통수들이 어서 이곳을 벗어나야한다는 신호라도 되는 것 같은 기분이다.
붉게 변한 눈동자와 쓰러진 사람들. 모두가 혼란속에 빠져있던 그때, 주최자가 우리를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다, 다들 진정해주세요! 아무래도 이 상황, 보통 일이 아닌것같아요. 정전이 났던 사이에 문까지 잠기고, 갑자기 전염병 테러까지... 정말로, 큰일에 휘말린것같아요. 저희 측에서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우선 다들 이렇게 쓰러진 원인을 조사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 그런데 저희가 이곳을 다 돌아보기엔 인원이 좀 부족해서... 혹시 자원자가 있을까요?
